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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3 13:54

SCC, 인터넷을 휩쓸다

SCC, 인터넷을 휩쓸다
조선일보 | 기사입력 2007-08-23 03:09 | 최종수정 2007-08-23 06:08 기사원문보기
▲ 삼성전자가 휴대전화‘컬러재킷’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동영상. 전통 혼례를 소재로 갖가지 색상을 바꿔 입을 수 있는 제품의 특성을 코믹하게 홍보했다. /삼성전자 제공

SCC <기업이 만든 온라인 동영상> 거친 화질에 일반인 주인공… 얼핏 보통 UCC처럼 보이지만 온라인 마케팅 노린 ‘전략작품’

기업이 직접 만든 온라인 동영상인 SCC(판매자 제작 콘텐트·seller-created content) 마케팅이 인터넷을 휩쓸고 있다.

지난 17일 각 동영상 포털에는 이른바 ‘남태희(남자 김태희)’ 동영상이 퍼졌다. 영상 초반에는 한 예쁘장한 소녀가 춤을 춘다. 이전 LG전자 휴대전화 광고에 등장한 탤런트 김태희와 유사한 춤. 그러나 춤 막판 이 소녀는 가발을 벗고 남자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다.

뜻밖의 반전이 인기를 끈 이 영상은 순식간에 네이버 인기 검색어 1위, 다음 최다 조회 동영상(조회수 17만여 건)을 차지했다. 선명하지 않은 화질, 연예인이 아닌 주인공 등으로 볼 때 이 영상은 일반인이 만든 UCC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영상은 자사의 휴대전화 ‘컬러홀릭’을 홍보하기 위해 6월부터 2개월간 LG전자가 기획한 ‘작품’이다. 싸이언 마케팅담당 김철 부장은 “여장 남자라는 소재를 통해 TV CF에서 전달할 수 없는 세부적인 콘셉트를 전달해냈다는 게 내부적인 평가”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컬러재킷폰을 출시하며 전통혼례를 주제로 한 코믹한 내용의 홍보 SCC를 공개해 지금까지 모두 120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또 미국의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youtube)에 수mm의 작은 쿠키 조각을 자사 제품 ‘울트라 에디션 2’가 재빨리 피해나가는 동영상을 올려 조회수 150만건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옥션, 클라린스, 현대증권 등 각 업종마다 다양한 업체들이 온라인에서 동영상을 퍼뜨려 재미를 봤다.

이 마케팅의 장점은 무엇보다 효율성이다. LG전자가 컬러홀릭 홍보 동영상에 들인 돈은 모두 9편에 1억원에 불과하다. 편당 1000여 만원으로 10만명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셈이다. 보통 포털업체와 공동 UCC(사용자 제작 콘텐트) 공모전을 개최하거나, 배너 광고를 게재하려면 적어도 수천만원이 드는 것에 비하면 훨씬 효율이 높다.


물론 효과가 매출에 명확하게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화제 동영상을 만들고도 매출이 시원찮은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제작은 끊이지 않는다. 온라인에서 이슈 장악력이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

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인터넷에서 네티즌이 보는 동영상은 엽기·유머·패러디(61.1%)에 집중돼 있다. 즉흥적으로 일반 사용자가 촬영하는 UCC와 달리 SCC는 전문가가 참여해 적어도 1~2개월의 기획을 거쳐 시선을 끌 만한 소재로 만들어진다.

일반 사용자들이 올린 UCC는 인터넷에서 SCC를 당하지 못하고, 네티즌의 관심을 받는 것은 SCC뿐이다. 해당 영상이 온라인 뉴스로 보도되면 더욱 파괴력이 커진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월례사에서 “인터넷을 통한 마케팅에 관심을 가질 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LG전자도 내년 온라인 마케팅 예산을 20~30% 증액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배너 광고와 온라인 협찬으로 수익모델을 꾸려가던 포털업체들은 딜레마를 겪고 있다. 업체들의 동영상으로 방문자가 늘어나는 것은 좋지만, 정작 기존 광고 수입은 줄고 있는 것. 올 2분기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배너광고가 6.7% 줄어든 게 대표적인 예다.

온라인 콘텐트 제작업체 박명수 퓨어엠 대표는 “포털에 퍼지는 동영상 중 SCC가 80%에 달할 정도로 SCC가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며 “아예 돈을 받고 동영상 노출 횟수를 조절해주거나 PPL(간접광고) 등으로 수익모델이 바뀌는 중”이라고 말했다.

◆SCC(seller-created content)

판매자가 자신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해 제작해 인터넷에 올리는 동영상이나 사진 콘텐트. 일반인이 제작해 인터넷에 올리는 콘텐트를 말하는 UCC(User Cre ated content)와 대조된다. 상업적인 목적으로 제작되지만, 네티즌이 쉽게 시선을 돌리지 않도록 일부러 조악한 화질이나 엽기적인 소재를 사용해 일반인이 제작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경우가 많다.


[백승재 기자 whitesj@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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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가 자사 휴대전화‘컬러홀릭’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동영상. 여장 남자가 LG전자 싸이언 광고 모델인김태희의 춤을 따라 추는 이 영상은 최근 인터넷에서 17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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